시간의 가치
Culture Column
문화역사칼럼

문화칼럼/ 역사칼럼/ 어원칼럼/ 신화이야기/ 유래와 상징/ 창작 동화
문화칼럼니스트 박영수가 신문 잡지 사보 단행본 등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 모음
분 류 문화칼럼
ㆍ추천: 80  ㆍ조회: 2734  
시간의 가치
 
 미국의 금융가 피아폰 몰간은 인터뷰를 매우 싫어했다. 그가 프랑스를 여행하던 때의 일이다. 파리의 한 신문사 사장이 인터뷰를 청해왔다. 몰간은 회견을 거부했으나 요청이 워낙 끈질기기에, 1분간 250프랑의 인터뷰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조건부로 승낙했다. 드디어 회견이 시작되자 저널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먼저 5백프랑을 받아주십시오. 나는 당신을 만나는 일에 2천프랑을 걸었습니다. 저의 1분간은 1천프랑입니다. 벌써 2분이 되었군요.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뜻밖의 말에 몰간은 당황하였으나 동시에 자신의 오만함을 깨닫게 되었다. 하여 일어서려는 저널리스트를 붙잡고 장시간 시사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다 한다.

  서양에서는 인터뷰료가 관행이 되어 있다. 인터뷰료가 없는 우리 문화에서 갸우뚱거리게 되는 이런 관행은 ‘동등한 시간의 가치’를 이해해야 비로소 납득하게 된다. 다시말해 상대방 시간과 자신의 시간 가치를 동등하게 존중하므로 요청에 의한 인터뷰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성립된 것이다. 그런 풍토이기에 상담 시간에 따라서 정확히 계산된 상담료가 청구되는 것도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이에 반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방송 출연료는 있어도 인터뷰료는 없다. 시간 계산된 상담료도 없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여러 이유가 분석되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시간 가치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시간 가치의 부재’란 불평등한 편의주의적 사고방식을 뜻한다. 즉 자신의 시간은 소중히 여기면서 타인의 시간에 대해서는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독단적 가치관이 無인터뷰료, 無상담료를 관행으로 만든 것이다.

  서양에서는 항공기, 호텔, 식당 등의 예약문화가 정착된 반면,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예약 부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도 자신의 시간과 일정만을 소중히 여기는 비뚤어진 가치관에 기인한다. 몰염치한 새치기도 ‘시간 가치의 부재’에 다름 아니다. 언제쯤 ‘시간 가치’가 인정될 수 있을까?

     

     
NO SUBJECT ITEM NAME
17 플라멩코와 투우로 상징되는 스페인 문화상징 역사칼럼 박영수
16 네팔의 살아있는 신, 쿠마리 상징문화 역사칼럼 박영수
15 부시맨은 왜 사막에서 생활할까 역사칼럼 박영수
14 칵테일파티와 잔치국수 역사칼럼 박영수
13 장롱과 붙박이장 문화칼럼 박영수
12 인력거와 자동차 역사칼럼 박영수
11 사랑과 러브 문화칼럼 박영수
10 해와 달 역사칼럼 박영수
9 기업문화 문화칼럼 박영수
8 잔디공원 문화칼럼 박영수
7 가마와 자동차 문화칼럼 박영수
6 시간의 가치 문화칼럼 박영수
5 영어콤플렉스 문화칼럼 박영수
4 예언이 난무하는 사회 역사칼럼 박영수
3 매너와 에티켓, 그리고 예의 역사칼럼 박영수
1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