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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니스트 박영수가 신문 잡지 사보 단행본 등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 모음
ㆍ분 류
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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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머리를 왼쪽으로 갸우뚱거리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그 신하들은 모두 왕의 흉내를 내어 머리를 갸우뚱거리곤 하였다. 디오니시우스의 궁정에서는 사람끼리 부딪치며 물건을 차고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 왕의 근시안을 흉내낸 행동이었다. 나폴레옹은 이마에 허물이 있어서 머리털을 약간 내리고 다녔다. 그 시대에는 그것이 또 매우 유행하였다.
리더의 무의식적인 행동마저도 그가 이끌고 있는 대중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오늘날 노동권이 신장됐다 하지만 기업주는 기업의 리더로서 알게모르게 그가 이끌고 있는 근로자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기업 리더의 경영철학이 기업에 속한 직원들의 가치관을 좌우하는 게 현실이라는 얘기다. 실례로 기업주의 스타일과 비슷하게 현대그룹 직원은 저돌적이고, 삼성그룹 직원은 치밀하다는 세간의 평이 있지 않은가.
세계적 고도성장의 신화가 무색해지리만큼 대형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요즈음, 되풀이되는 부실공사의 연유를 찾아보면 ‘기업문화 부재’에 이르게 된다. 성장제일주의와 매출액 증대만을 외치는 기업주 아래서 근로자들이 사명감을 갖는 문화가 형성될 수 없어 결국 ‘대충공사’를 낳게 됐다는 분석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약삭빠른 몇몇 기업주가 문화사업의 명목으로 문화재단을 설립하고는 재산 관리에 치중하고 있음도 경계해야 할 사항이다.
기업주는 ‘나’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기업문화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만이 기업이 살고, 근로자가 사명감을 갖고, 국민이 기업을 사랑하게 되는 유일한 길이다. 모든 기업주가 모범적 기업가인 유일한 박사나, 수많은 도서관을 건립한 강철왕 카네기가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리더로서 사회적 책임의식만은 항시 느껴야 한다. 형식적 기업이념이나 사훈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수 있는 기업문화가 정말 아쉬운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