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無題) 0506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이상(李箱)
분 류 인생
ㆍ추천: 0  ㆍ조회: 2721  
무제(無題) 0506
 
 
무제(無題) - 이상(李箱)
 

내 마음의 크기는 한 개 궐련 기러기만하다고 그렇게 보고,

처심(處心)은 숫제 성냥을 그어 궐련을 붙여서는

숫제 내게 자살을 권유하는도다.

내 마음은 과연 바지작바지작 타들어가고 타는 대로 작아지고,

한 개 궐련 불이 손가락에 옮겨 붙으렬 적에

과연 나는 내 마음의 공간에 마지막 재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음향을 들었더니라.

처심은 재떨이를 버리듯이 대문 밖으로 나를 쫓고,

완전히 공허를 시험하듯이 한 마디 노크를 내 옷깃에 남기고

그리고 조인(調印)이 끝난 듯이 빗장을 미끄러뜨리는 소리

여러 번 굽은 골목이 당장 이 좌우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쳐 달은 밝은데

그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

   

     
NO SUBJECT NAME ITEM
367 떠나가는 배 0802 박용철 인생
366 피파 찬가 0105 로버트 브라우닝 자연
365 출범의 노래 1026 김해강 인생
364 눈 오는 지도 1126 윤동주 인생
363 진달래꽃 0123 김소월 자연
362 나는 다만 0423 솔결 박영수 인생
361 그대 어깨에 놓인 0117 칼릴 지브란 인생
360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시 0115 캄파넬라 인생
359 여름날의 마지막 장미 0708 토마스 무어 자연
358 강물이 흘러간다 0917 김동명 자연
123456789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