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 0122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한용운
분 류 이별
ㆍ추천: 100  ㆍ조회: 4241  
님의 침묵 0122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을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NO SUBJECT NAME ITEM
267 햇빛과 함께 0425 하이네 자연
266 무심가(無心歌) 0408 백운화상 인생
265 산책 0516 랭보 자연
264 한국에 부치는 노래 0523 타고르 자연
263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냐고요? 0301 E. 브라우닝 사랑
262 그대를 꿈꾸다 깨어났네 0619 셀리 사랑
261 님의 침묵 0122 한용운 이별
260 흐르는 물을 붙들고서 0803 홍사용 이별
259 봄의 정원으로 오라 0405 잘란루딘 루미 자연
258 거리에 비가 내리듯 0517 베를렌 이별
1,,,111213141516171819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