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0827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백석
분 류 자연
ㆍ추천: 0  ㆍ조회: 2724  
고향 0827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醫員)은 여래(如來)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故鄕)이 어디냐 한다
평안도 정주(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 아느냐 한즉
의원(醫員)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醫員)은 또 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故鄕)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관공(關公): 중국 삼국지에서 긴 수염으로 유명한 관우의 별칭

 

   

     
NO SUBJECT NAME ITEM
337 순수를 꿈꾸며 1105 윌리엄 블레이크 인생
336 봄바람 0317 김안서 자연
335 멧새 소리 0416 백석 인생
334 불사르자 0913 노자영 인생
333 특별함의 과정 1225 월러스 스티븐스 자연
332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0518 푸슈킨 인생
331 못 자는 밤 0710 윤동주 인생
330 기원 1117 셔먼 인생
329 잃고 얻은 것 0114 롱펠로 인생
328 옛날 1015 김억 인생
123456789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