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까치 호랑이. 작호도(鵲虎圖) 호작도(虎鵲圖)
호작도(虎鵲圖) 혹은 작호도(鵲虎圖), 즉 까치 호랑이는 민화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소재입니다. 까치는 좋은 소식을 알리는 길조이고, 호랑이는 액운을 물리치는 영물이며, 두 동물이 함께 있는 것은 ‘좋은 소식만 들려오고 나쁜 일은 사라지라’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까치 호랑이 그림의 유래는 중국의 신년보희(新年報喜)라는 그림입니다. 옛날 중국에서는 표범, 까치, 소나무를 함께 그려, 새해의 부적으로 삼았습니다. 표범은 한자로는 표(豹)인데, 중국어 발음으로는 보(報)와 같고, 소나무는 정월(正月=新年)을, 까치는 기쁨(喜)을 의미하여 한자로 표현하면 신년보희(新年報喜)가 되는 까닭입니다.
이 그림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표범은 점차 호랑이로 바뀌었으며, 호랑이 얼굴은 해학적으로 변했습니다. 우리나라 호작도의 주인공 맹수가 표범과 호랑이 특징이 섞인 모습으로 표현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호작도는 해학적인 까치 호랑이 그림 이전에 그려진 민화입니다. 몸통 줄무늬는 호랑이이지만, 이마 부분은 표범의 특징으로 그려진데서 초기 호작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속의 호랑이 얼굴은 사나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친근한 인상을 줍니다. 호랑이 자세는 아주 당당하며, 털을 하나하나 그렸을 정도로 붓질이 매우 섬세합니다. 소나무에 앉아있는 까치는 뭔가를 알리고 싶은 듯 입을 벌려 지저귀고 있습니다. 여러 면에서 조선시대 까치 호랑이 그림의 초기작 특징을 보여주는 명작입니다.
크기는 가로 35㎝, 세로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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