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안재욱
Essay
쉼표 느낌표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읽은 것들에 대한 단상
분 류 음악감상
친구 ... 안재욱
 
 붕우(朋友) song by 周華健
이 세상 혼자 살다보면
바람도 불고, 비도 만나고, 눈물도 나고, 잘못도 하게 되지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 기억하고 있나
진짜 사랑을 해봐야 알게 되지
적적해하다가 돌이켜보면 결국엔 꿈이 있고 결국엔 자네가 있다는 걸, 마음속에
친구는 일생을 함께 가지
그와 같은 때는 다시는 없을 거야
한마디 말, 한 평생, 평생의 우정, 한 잔의 술
친구는 쓸쓸하지 않지, 일생의 친구 자넨 이해할 거야
상처를 받기도 하고 아픔도 있고 헤어짐도 있고
그리고 내가 있잖아.


 친구(親舊) song by 안재욱
괜스레 힘든 날 턱없이 전화해
말없이 울어도 오래 들어주던 너
늘 곁에 있으니 모르고 지냈어
고맙고 미안한 마음들
사랑이 날 떠날 때 내 어깨를 두드리며
보낼 줄 알아야 시작도 안다고
얘기하지 않아도 가끔 서운케 해도
못 믿을 이 세상 너와 난 믿잖니
겁 없이 달래고 철없이 좋았던
그 시절 그래도 함께여서 좋았어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게 변해도
그대로 있어준 친구여
세상에 꺾일 때면 술 한 잔 기울이며
이제 곧 우리의 날들이 온다고
너와 마주 앉아서 두 손을 맞잡으면
두려운 세상도 내 발 아래 있잖니
세상에 꺾일 때면 술 한 잔 기울이며
이제 곧 우리의 날들이 온다고
너와 마주 앉아서 두 손을 맞잡으면
두려운 세상도 내 발 아래 있잖니
눈빛만 보아도 널 알아
어느 곳에 있어도 다른 삶을 살아도
언제나 나에게 위로가 돼준 너
늘 푸른 나무처럼 항상 변하지 않을
널 얻은 이 세상 그걸로 충분해
내 삶이 하나듯 친구도 하나야

  가수 안재욱이 부른 ‘친구’가 중국 노래를 번안한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원곡을 찾아보았다. 하여 주화건(周華健)이 부른 노래 ‘붕우’(朋友)가 바로 그 노래임을 알았고, 가사가 조금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굳이 비교하자면 안재욱의 노래는 청년의 입장, 주화건의 노래는 장년의 입장에서 친구에 대한 생각을 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구’(親舊)나 ‘붕우’라는 말 자체는 모두 우리말로 ‘벗’이니까 다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학창시절 배운 고사성어 중에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라는 말이 있다.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니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논어에 나오는 이 말을 공부할 때는 그저 피상적으로 외웠을 뿐 가슴에 깊이 새기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친구들이 모두 근처에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덧 친구들이 하나둘 먼 곳에 있게 됐다. 생업을 위해 저마다 뛰어다니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물리적 거리는 결코 절망적인 장애물이 아니다. 자주는 어렵더라도 가끔이나마 시간 내어 볼 수 있는 까닭이다. 그때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술잔에 가득 담긴 술과 우정은 행복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만들어준다. 아주 진하게.

  더군다나 지난 세월 돌아보면 혼자 인생의 숲을 헤쳐 나온 듯싶지만 곁에는 항상 친구가 있었다. 마음으로 지켜보아주는 가슴 따뜻한 친구. 어떻게든 힘이 되어주려는 친구. 넉넉한 가슴으로 세상을 품어 안은 친구.

  그래서 친구라는 말은 항상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오늘도 ‘친구’라는 노래가 그 감흥을 다시금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무척 보고 싶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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