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여울 1128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박영희
분 류 인생
ㆍ추천: 0  ㆍ조회: 2749  
웃음의 여울 1128

방은 쓸쓸하고, 옛 생각 그리운
내 사랑하는 이 방에 나는 홀로 누워서
찾아올 사람도 없는데, 내 가슴은 조여들도다.


방은 비이고, 나의 사람도 없는
가득 찬, 찬바람에 늙어 가는, 내 사람의 비인 방에,
회색(灰色) 문풍지 떠는 소리는 내 염통의 뛰는 소리러라.


사랑하는 내 사람의 자취는, 돌아오지 않고
늙어 가는 내 염통에 오히려 굽이치는, 피는
지나간 내 사람의 웃음을, 희미하게 여울칠 뿐이도다.


마음은 헐어지고, 가슴도 거칠어진
얼크러진, 가시밭 속으로 흐르는, 내 목숨의 샘물 위로
파리한 얼굴이 떠나려옴은, 내 사람의 옛 초상화(肖像畵)러라.
나를 보고 그의 웃음은 그윽히 힘없이 퍼져
넓은 바다와 같이 내 눈 앞에 열릴 때,
그의 미소(微笑)의 물결은, 납과 같이도 회색(灰色)이러라.


웃음의 납바다로, 나는 내 목숨의 붉은 배를 타고,
검은 구름 끝없이 쫓아가다가
납바다 여울 속에서 이 몸은 방향(方向) 없이 돌도다.
어지러운 여울 속에서, 이 몸이 다시 깰 때는,
쓸쓸한 비인 방에, 나는 홀로 누워서
내 염통의 피만 뜨겁게 또 힘있게 여울치도다.
사랑하는 사람의 자취는, 돌아오지 않고
가득 찬, 찬바람에 늙어가는, 내 사람의 비인 방에
회색(灰色) 문풍지 떠는 소리는, 내 염통의 뛰는 소리러라.
 
   

     
NO SUBJECT NAME ITEM
287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0403 칼릴 지브란 인생
286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0809 예이츠 자연
285 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 1109 박영희 이별
284 청포도 0601 이육사 자연
283 암벽 사이에 핀 꽃 1121 알프레드 테니슨 자연
282 옛이야기 1205 김소월 인생
281 애가(哀歌) 1004 프랑시스 잠 사랑
280 잊혀진 여자 0130 마리 로랑생 이별
279 그대와 함께 있으면 0327 수잔 폴리스 슈츠 사랑
278 화경(火鏡) 0228 권환 인생
123456789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