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와 숙녀 0309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박인환
분 류 인생
ㆍ추천: 130  ㆍ조회: 3245  
목마와 숙녀 0309
 
목마와 숙녀 -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은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개의 바위 틈을 지난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NO SUBJECT NAME ITEM
297 여승(女僧) 1107 백석 인생
296 바다의 마음 0629 이육사 자연
295 남으로 창을 내겠소 0525 김상용 인생
294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시 0115 캄파넬라 인생
293 소녀 0223 괴테 사랑
292 아파치 인디언 결혼 축시 0411 아메리카원주민 인생
291 내가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0722 로이 크로프트 사랑
290 빛나는 별이여 1226 키츠 사랑
289 거리에 비가 내리듯 0517 베를렌 이별
288 나무 0528 조이스 킬머 자연
123456789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