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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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오늘의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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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블로 네루다
분 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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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0427
 
시(詩) -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하여튼 어느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다.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이다.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렸다.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고 있었다,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보았다,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다.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난센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다.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미미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虛空)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순수한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열린 하늘에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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