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기억해 줘요, 나 가고 없을 때 머나먼 침묵의 나라로, 나 영영 가버렸을 때 당신이 더 이상 내 손을 잡지 못하고 나 되돌아가려다 다시 돌아서는 그때에 날 기억해 줘요, 당신이 짜냈던 우리들 앞날의 계획을 날마다 나한테 이야기할 수 없게 될 때에 날 기억해 주기만 해요.
그때는 의논도 기도도 이미 늦는다는 것을 당신은 알아요. 그러나 행여 당신이 나를 잠시나마 잊어야 할 때가 있을지라도 그 후에 곧 다시 기억해 줘요, 가슴 아파하지 말고. 혹시 암흑과 부패 속에서 살아 생전 내가 품던 생각의 흔적이라도 보고 나를 기억하여 슬퍼하느니보다 잊어버리고 웃는 편이 훨씬 더 나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