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문학 탄생시킨 엘레오노르 다키텐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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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문학 탄생시킨 엘레오노르 다키텐 연애

12세기 유럽은 여러 면에서 변화의 시기였다. 십자군전쟁으로 인해 동서양 문화적 충돌이 일어나 ‘하나님’밖에 모르고 살던 서양인들의 가치관을 혼란시켰으며, 금욕을 강조하는 교권(敎權)이 무너져가면서 인간애가 꿈틀거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무렵부터 신흥상인층과 기사(騎士)출신의 명문가가 형성되었고 정략결혼과 더불어 은밀한 자유연애가 성행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새로운 사회 질서의 창조에 다름 아니었다. 다시 말해 정략적 목적을 지니면서도 한편으로 감정(感情)에 의한, 감정을 위한, 감정의 결혼이 본격적으로 선보였던 것이다.

이런 변화의 선구자는 엘레오노르 다키텐이었다. 프랑스에서 왕보다 더 넓은 영토를 가진 아키텐 공작의 딸인 엘레오노르는 1137년 부르봉왕가 루이 7세의 왕후가 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엘레오노르는 15년 동안 프랑스 왕비로 있었다. 그런데 루이 7세는 신앙심이 깊은 성실한 사나이인 반면 엘레오노르는 천성이 향락적인 기질이어서 부부 사이의 금실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1147년 루이 7세는 십자군을 인솔하고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아내 엘레오노르를 동반한 출정이었다. 도중 안티오크에서 문제가 생겼다. 엘레오노르와 안티오크의 영주(領主) 레몽 사이에 사랑의 불이 붙은 것이다. 격노한 루이 7세가 엘레오노르를 잡아끌다시피 하여 예루살렘으로 향했지만 그녀는 또다시 잘 생긴 남성노예와 불륜에 빠지는 등 루이 7세의 신경을 계속 건드렸다. 결국 루이 7세의 예루살렘 공격은 실패하였고, 불화 끝에 두 사람은 1152년 헤어지고 말았다.

엘레오노르는 아무런 미련이 없다는 듯 새로운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 상대는 앙리 프랜타즈네였다. 앙리는 그다지 미남형이 아니었으나 다부진 체격과 넓은 포용력, 그리고 재치를 지닌 호남아였다. 천성이 활달한 엘레오노르는 모든 성적 기교를 다해 앙리를 황홀하게 만들었고, 앙리는 곧 그녀의 포로가 되었다. 두 사람은 곧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때 엘레오노르의 나이 30세, 신랑 앙리의 나이 19세였다. 앙리는 이때 외가인 노르망디령(領)과 친가의 앙주령(領)을 상속한 영주였는데 이제 또 엘레오노르와 결혼해서 아키텐령을 차지한, 명실공히 유럽 최대의 영주가 되었다.

한편 루이 7세는 광대한 아키텐의 영지를 잃음으로써 영지가 감소되고, 반면에 앙리는 엘레오노르를 얻음으로써 영지가 확대되었으니 그녀는 두 사내의 운명을 빛과 그늘로 갈라놓은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결국 두 사나이는 평생 동안 원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후까지 그 앙금을 남겼고, 엘레오노르는 영국․프랑스 두 나라 사이에 숙명적인 분쟁의 화근을 심은 사람이 되었다.

앙리는 엘레오노르와 결혼한 그 이듬해에 잉글랜드 국왕이 되었다. 즉 헨리 2세가 된 것이다. 헨리 2세는 피레네 산맥에서부터 스코틀랜드 사이의 광대한 지역을 소유하게 되어 신성로마제국에 버금가는 실력자가 되었다. 헨리 2세는 잉글랜드에 법치국가로서의 기초를 굳건히 하면서 자식 8명을 낳는 등 엘레오노르와의 금실도 좋았다.

그런데 결혼 15년이 얼마 남지 않은 때에 헨리는 잉글랜드 기사(騎士)의 딸인 클리포드 로자몬드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30대의 청년이 50대에 접어든 아내에게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 때문이었다.
 
남자를 버렸을지언정 채인 적이 없는 엘레오노르는 크게 당황하여 말했다.
“여보, 어떤 여자를 사랑해도 관계없으나 로자몬드만은 멀리 하세요.”
“다른 여자는 소용없소. 내겐 로자몬드만 있으면 되오.”
간청도 애원도 협박도 소용없다고 판단한 엘레오노르는 아들 리처드(후의 사자심왕)를 선동하여 반역을 도모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사전에 발각되었고 엘레오노르는 아키텐으로 추방되었다.

엘레오노르는 아키텐으로 쫓겨왔지만 변함없이 연애지향적 생활을 하였다. 당시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궁정은 ‘도르바두르’라 불리우는 음유시인(吟遊詩人)들의 집합 장소였다. 음유시인들은 현악기를 연주하며 스스로 지은 감미로운 사랑의 노래를 불렀을 뿐만 아니라 귀부인들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엘레오노르는 그들의 보호자이기도 했고 사랑의 상대이기도 했다.

음유시인들은 중세 라틴어로 소설을 쓰기도 했는데 거기엔 반드시 미모의 아가씨가 끼어 있었고, 그 때문에 기사 무용담에는 미모의 아가씨가 등장하는 게 차츰 공식처럼 되었다. 또한 서로 사랑하지만 맺어지지 못하는 기사와 귀족 부인이 애타는 심정으로 자살하거나 죽는 연애이야기가 음유시인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요즘으로 말하면 순정(純情) 혹은 외설(猥褻)적인 이야기로서 여기에서 이른바 ‘로맨스 문학’이 태동하였다.

엘레오노르는 참으로 굴곡 많은 사랑의 여로를 걸었다. 좋게 말해 자유주의적 연애였고, 나쁘게 말하면 방탕녀였다.
그런가하면 엘레오노르는 다른 면에서도 서양문화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녀는 궁정에서 일정한 유형의 행동들을 예절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말하는 서양식 에티켓의 원조가 되었다. Lady First(숙녀존중)를 비롯한 서양 상류사회의 사교의례 격식은 바로 엘레오노르의 궁정에서 마련된 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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