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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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블로 네루다
분 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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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 0622

나는 밤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예를 들면 밤하늘을 가득 채운
파랗고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에 대하여
하늘을 휘감고 노래하는 밤바람에 대해서.


나는 밤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나를 사랑한 때 있었네.


이런 밤에, 나는 그녀를 내 팔에 안았네.
무한한 밤하늘 아래 그녀에게 무수히 키스했었네.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나도 그녀를 사랑한 때 있었네.
그녀의 크고 조용한 눈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나는 밤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더 이상 그녀가 곁에 있지 않은 것을 생각하며
내가 그녀를 잃은 것을 느끼며


거대한 밤을 들으며
그녀 없이 더욱 거대한
그리고 시는 풀잎에 떨어지는 이슬처럼
영혼으로 떨어지네.


내 사랑을 지키지 못했는데 무엇이 중요할까.
밤하늘은 별로 가득 찼어도
그녀는 나와 함께 있지 못한데.


그게 다야.
멀리 누군가 노래하는
멀리 내 영혼은 그녀 없이는 없어.
그녀를 내 곁에 데리고 올 것처럼
내 눈은 그녀를 찾아 헤매지.


내 심장도 그녀를 찾아 헤매지만 그녀는 내 곁에 없지.
똑같은 나무를 더욱 희게 만드는 그날 같은 밤


우리
예전의 우리
우리는 더 이상 같지 않지.
나 역시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지만
예전에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던가


내 목소리는 바람 속을 헤매다가
그녀의 귀를 매만질 수 있겠지.
누군가 다른 사람을
그녀는 누군가 다른 사람의 사랑이겠지.
예전에 그녀가 나의 사랑이였던 것처럼.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가벼운 육체
그녀의 무한한 눈동자


나는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지만
어쩌면 나는 아직 그녀를 사랑해.
사랑은 짧게 지속되고
망각은 먼 것이니.
이런 밤에 내가 그녀를 내 팔에 안았던 것처럼.
내 영혼은 그녀 없이는 더 이상 없네.


어쩌면 이것이 그녀가 내게 주는 마지막 고통일지라도
어쩌면 이것이 내가 그녀를 위해 쓰는 마지막 시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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