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鄕愁)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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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오늘의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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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지용
분 류 인생
ㆍ추천: 40  ㆍ조회: 3315  
향수(鄕愁) 0331
 
향수(鄕愁)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다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섭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든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검은 귀밑거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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