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 0122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한용운
분 류 이별
ㆍ추천: 100  ㆍ조회: 4252  
님의 침묵 0122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을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NO SUBJECT NAME ITEM
187 거리에서 0510 윤동주 인생
186 초혼(招魂) 1203 김소월 이별
185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0626 릴케 인생
184 못 잊어 0422 김소월 이별
183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1104 칼 윌슨 베이커 인생
182 그대를 여름날에 비할 수 있을까 0808 셰익스피어 사랑
181 한길의 노래 14. 1103 휘트먼 인생
180 애가(哀歌) 1004 프랑시스 잠 사랑
179 아지랑이 0914 윤곤강 자연
178 쉽게 쓰여진 시 1222 윤동주 인생
1,,,111213141516171819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