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0827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백석
분 류 자연
ㆍ추천: 0  ㆍ조회: 2722  
고향 0827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醫員)은 여래(如來)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故鄕)이 어디냐 한다
평안도 정주(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 아느냐 한즉
의원(醫員)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醫員)은 또 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故鄕)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관공(關公): 중국 삼국지에서 긴 수염으로 유명한 관우의 별칭

 

   

     
NO SUBJECT NAME ITEM
367 봄 0524 황석우 자연
366 그대 어깨에 놓인 0117 칼릴 지브란 인생
365 그리움이란 1210 릴케 사랑
364 풀(草) 0503 김수영 자연
363 광야(曠野) 1116 이육사 인생
362 옆에 두는 것 0417 솔결 박영수 인생
361 사랑스런 추억 0324 윤동주 인생
360 꽃잎 1206 푸시킨 자연
359 저녁에 0604 김광섭 이별
358 그대가 나의 사랑이 되어 준다면 0816 알퐁스 도데 사랑
123456789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