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僧舞)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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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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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지훈
분 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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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僧舞) 0507
 
승무(僧舞)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촛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두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냥 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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