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無題)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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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오늘의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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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李箱)
분 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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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 0506
 
 
무제(無題) - 이상(李箱)
 

내 마음의 크기는 한 개 궐련 기러기만하다고 그렇게 보고,

처심(處心)은 숫제 성냥을 그어 궐련을 붙여서는

숫제 내게 자살을 권유하는도다.

내 마음은 과연 바지작바지작 타들어가고 타는 대로 작아지고,

한 개 궐련 불이 손가락에 옮겨 붙으렬 적에

과연 나는 내 마음의 공간에 마지막 재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음향을 들었더니라.

처심은 재떨이를 버리듯이 대문 밖으로 나를 쫓고,

완전히 공허를 시험하듯이 한 마디 노크를 내 옷깃에 남기고

그리고 조인(調印)이 끝난 듯이 빗장을 미끄러뜨리는 소리

여러 번 굽은 골목이 당장 이 좌우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쳐 달은 밝은데

그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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