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無題) 0506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이상(李箱)
분 류 인생
ㆍ추천: 0  ㆍ조회: 2708  
무제(無題) 0506
 
 
무제(無題) - 이상(李箱)
 

내 마음의 크기는 한 개 궐련 기러기만하다고 그렇게 보고,

처심(處心)은 숫제 성냥을 그어 궐련을 붙여서는

숫제 내게 자살을 권유하는도다.

내 마음은 과연 바지작바지작 타들어가고 타는 대로 작아지고,

한 개 궐련 불이 손가락에 옮겨 붙으렬 적에

과연 나는 내 마음의 공간에 마지막 재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음향을 들었더니라.

처심은 재떨이를 버리듯이 대문 밖으로 나를 쫓고,

완전히 공허를 시험하듯이 한 마디 노크를 내 옷깃에 남기고

그리고 조인(調印)이 끝난 듯이 빗장을 미끄러뜨리는 소리

여러 번 굽은 골목이 당장 이 좌우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쳐 달은 밝은데

그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

   

     
NO SUBJECT NAME ITEM
207 봄의 정원으로 오라 0405 잘란루딘 루미 자연
206 복종 0829 한용운 사랑
205 한국에 부치는 노래 0523 타고르 자연
204 흐르는 물을 붙들고서 0803 홍사용 이별
203 물 속의 섬 1002 예이츠 사랑
202 교목 1213 이육사 자연
201 서시 0307 윤동주 인생
200 두 번은 없다 1201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인생
199 사랑의 비밀 0207 투르게네프 사랑
198 붉고 붉은 장미꽃 0315 로버트 번즈 사랑
1,,,111213141516171819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