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0427
365 Daily Poem
365 오늘의 시(詩)

자연/인생/사랑/우정/이별 주제별로 감상하는 365 오늘의 시(詩)
*랜덤 출력 *날짜 검색: 3월5일→0305
작성자 파블로 네루다
분 류 인생
ㆍ추천: 0  ㆍ조회: 3100  
시(詩) 0427
 
시(詩) -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하여튼 어느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다.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이다.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렸다.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고 있었다,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보았다,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다.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난센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다.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미미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虛空)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순수한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열린 하늘에 풀렸다.
   

     
NO SUBJECT NAME ITEM
337 하이쿠(俳句). 일본 특유의 짧은 시 모음 0407 바쇼 인생
336 죽음이여 뽐내지 마라 1018 존 던 인생
335 여승(女僧) 1107 백석 인생
334 그건 태어난다 0813 파블로 네루다 자연
333 목마와 숙녀 0309 박인환 인생
332 거리에 비가 내리듯 0517 베를렌 이별
331 그림자를 나는 쫓으다 1021 박영희 인생
330 수선화 0716 윌리엄 워즈워드 자연
329 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 0128 괴테 이별
328 깊고 깊은 언약 0702 김소월 사랑
123456789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