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 조용히 일었다 사라져 가고 물은 흘러흘러 큰 바다로 드네 물은 곧은 곳에선 곧게 흐르고 굽은 곳에선 굽게 흐르네 구름은 또 저절로 감겼다 저절로 풀리나니 여기 어찌 좋고 싫은 감정이 끼어들겠는가 만물은 이렇듯 본래 고요하니 ‘나는 푸르다 나는 누렇다’ 주장하지 않건만 사람들이 여기 좋고 싫은 마음 내어 혼란을 일으키네 그 마음 구름 같고 물 같다면야 이 세상 살아가기 종횡무진이리니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면 좋고 싫음이 어찌 있으리 어리석은 이는 경계를 버리고 마음은 버리지 않지만 지혜로운 이는 마음 버리고 경계는 버리지 않네 마음이 비게 되면 경계 또한 고요해지고 경계가 바람 자면 마음 또한 고요하리니 이것이 바로 ‘무심의 경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