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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니스트 박영수가 신문 잡지 사보 단행본 등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 모음
ㆍ분 류
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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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문화와 기질, 그리고 비즈니스 어느 나라 사람을 만나든 그에게 호감을 얻으려면 그 나라의 대표적 상징물이나 역사문화를 알아두어야 한다. 자신들 세계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 그들 역시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니까. 남아메리카 브라질은 어떤 특색을 지닌 나라일까?
앵무새의 나라, 브라질 옛날부터 브라질 사람들은 앵무새를 길러왔고 지금도 앵무새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동물이다.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앵무새 왕국이었다. 16세기에 유럽인이 브라질에 진출한 이후 이탈리아 상인들은 브라질을 가키려 ‘앵무새들의 땅’이라고도 표현했다. 브라질 원주민들은 앵무새를 잡아먹고 그 깃털을 이용해 몸을 장식하거나 다양한 의식을 치렀으며 애완동물처럼 기르기도 했다.
앵무새는 사람 말을 잘 흉내 낼뿐만 아니라 특정한 상대를 사랑하거나 질투하는 등 인간과 비슷한 감정을 지녔기에 흥미로운 새로 여겨졌다. 그런데다 모습이 아름답고, 수명도 평균 80세에 달할 만큼 길어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곁에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유럽인이 앵무새를 대거 붙잡아가면서 20세기 초에 이르러 상당부분 사라졌고 현재는 350여 종만 조금씩 남아있게 되었다.
오늘날 브라질에서는 앵무새 보호를 위해 여러 모로 애쓰고 있다. 한 예를 들면 대대로 물려받은 앵무새일지라도 동식물보호청에 등록하고 몇 년에 한번씩 허가를 연장 받아야 하고, 2009년부터는 야생동물을 가둬 기를 수 없게 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나아가 나라의 상징 새로 삼아, 앵무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10레알 지폐에는 아라라 앵무새가 그려져 있으며, 주요 관광지에서는 나무나 자연석으로 만든 앵무새 조각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기념품에 앵무새 무늬를 장식하여 브라질의 상징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므로 앵무새에 대한 지식을 드러내면 브라질인으로부터 호감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의 국토와 인종 그리고 종교 특징 브라질은 아메리카 대륙 남부에 있는 큰 나라이다. 본래는 황인종 원주민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지만, 1500년 포르투갈 해군에 의해 유럽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처음엔 유럽인의 관심을 받지 않았으나, 붉은 염료가 함유된 특이한 나무로 인해 포르투갈인의 관심지가 됐다.
포르투갈인은 그 나무를 브라질우드(brazilwood)라고 불렀으며, 워낙 많이 산출되는 까닭에 줄여서 그 지역을 아예 브라질(Brazil)이라 했다. 이 명칭이 나중에 나라 이름이 되었다. 브라질은 ‘나무의 나라’이기도 한 것이다.
오랜 세월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기에 포르투갈어를 사용하지만, 브라질 사람들의 포르투갈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다. 포르투갈과 비교당하는 걸 불편해하므로, 포르투갈에 관한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게 좋다. 또한 브라질은 국토가 넓어서인지 은근히 대국의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남미에서 가장 큰 나라라는 브라질인의 자부심은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
브라질의 국교는 가톨릭이며,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성한 성상(聖像)이나 성화(聖畵)를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신앙심이 깊은 편이다. 다만 토속신앙이 일부 섞여 유럽의 가톨릭과는 약간 차이나는 면모를 지니고 있으므로 ‘우상숭배’라는 따위의 말은 삼가는 게 좋다.
브라질 원주민은 본래 수백만 명이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된 뒤에는 노예로 힘들게 일하는 바람에 인구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유럽 여러 나라의 백인들이 통치하고,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 시킬 목적으로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이 강제로 붙잡혀 들어오는 과정에서 혼혈인이 많아졌다. 인구 비율로 볼 때 백인 54%, 혼혈인 40%, 흑인 6%, 원주민은 극소수이다.
여기서 주의해해야 할 점이 있으니 백인의 기준이다. 대부분 문화권에서는 흑인 피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흑인이나 혼혈인으로 여기지만, 브라질에서는 피부색으로 결정된다. 또한 피부색이 애매할 경우 본인이 백인이라고 주장하면 백인으로 인정해준다. 현지에서 볼 때의 느낌보다 통계적으로 백인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브라질인의 기질과 몸짓 언어 인종에 관계없이 브라질 사람들은 감정을 거리낌 없이 나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리에서도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남녀 불문하고 서로 껴안기 일쑤이며, 남녀가 만날 때나 헤어질 때 악수하는 일은 스스럼없는 관습이다. 안면 있는 여성에게는 양 볼에 가벼운 키스를 한다. 남성들은 호탕하게 웃기 좋아하며 농담도 즐긴다.
처음 본 사람이라고 낯설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국인이 초면이라고 약간 거리를 두거나 어색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가 싫어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특별히 주의해야할 몸짓도 있다. 미국에서 ‘알았다!’는 뜻으로 통하는 OK사인이 바로 그렇다. 이 동작은 브라질에서 외설스런 행위를 뜻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OK사인을 코 끝에 대면 ‘상대가 동성연애자’임을 뜻한다.
또한 주먹 쥔 상태에서 인지와 가운데 손가락 사이에 엄지를 내미는 동작을, 유럽인이 ‘경멸’의 뜻으로 생각하는 데 비해 이곳에서는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손으로 귀를 움켜잡는 것은 감사를 나타내고, 손가락으로 턱을 가볍게 때리는 동작은 ‘나는 모자란 사람’이라는 뜻이며, 두 손가락으로 뿔을 세운 동작은 행운의 신호로 통한다.
한편,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보통 죽음이라고 하면 보라색을 연상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자주색을 죽음의 상징으로 삼기에 자주색 선물이나 포장지는 피해야 한다. 또한 이 나라에서는 도로나 계단에서 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뭔가 훔친 도둑으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