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 회초리를 들었던 서민적인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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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일생
성종, 회초리를 들었던 서민적인 왕

“이 아이는 선대왕(先大王 세종)을 닮아 재주가 뛰어나오.”
세조(世祖)가 왕비에게 어린 손자 이혈(李娎 1457-1494년)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혈은 어려서부터 재치 있고 논리정연한데다 몸가짐도 남달라서 할아버지 세조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으며,
1469년 예종(睿宗)이 죽자 병약한 형 월산군을 대신하여 12세 나이로 왕위에 올랐으니 그가 바로 성종(成宗)입니다.

성종은 1476년 친정(親政 직접 나랏일을 돌봄)을 시작하기 전까지 정희대비(성종 할머니)의 도움을 받았지만 줄곧 현명하게 처신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성종은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이면서 신하와 백성들이 따르게끔 했고,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게끔 이끌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각 고을 수령들의 한 해 동안 업적을 평가한 보고서를 받았는데 거기에는 두 고을만이 중등(中等)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평점이 하등(下等)이면 관직을 박탈하고, 하등 없이 중등만 있을 경우에는 그 중 하나를 골라 벼슬을 빼앗는 게 당시 관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종은 두 고을의 수령을 즉시 궁궐로 부른 다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에게 한 고을을 맡길 때는 내 대신 가서 백성을 잘 다스리도록 함이었거늘, 너희들은 보고에 중등으로 평가되어있으니 내가 부탁한 보람이 어디 있느냐. 괘씸하니 벌을 좀 받아야겠다.”
 
성종은 내시를 시켜 회초리를 가져오게 하여 그들의 종아리를 세 대씩 때렸습니다.
두 수령은 벌벌 떨며 매를 맞으면서도 다음에 닥칠 더 무서운 처벌을 걱정하였습니다.
 
이때 성종이 말했습니다.
“너희 죄를 엄히 다스리고 벼슬을 떼야 하나, 이번 한 번만 용서해줄 터이니 너희는 내려가서 선정에 힘쓰도록 하여라. 만일 또다시 보고에 나쁜 평가가 올라오면 그때는 용서 없을 줄 알렸다.”
 
뜻밖에 관대한 처분을 받은 두 수령은 감격하여 눈물로 반성하고 이후 선정을 펼쳐 이듬해에는 상등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이들에 대한 소식을 들은 각 지방 관리들은 더욱 조심하면서 나랏일에 최선을 다했으니 성종의 따끔한 가르침은 효과 백배였던 셈입니다.
 
성종은 대체로 넓은 포용력을 보여주었지만 개인적 감정과 공적인 일에 있어서는 구분을 명확히 했습니다.
성종 즉위 초기의 일입니다.
한 장사꾼이 살인을 저질러 잡혀 와서는 선왕 세조의 친필을 내보이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세 번 죽을죄를 지어도 용서한다.’
 
이상한 일이라서 성종이 사연을 알아보니, 세조가 집권하는 과정에서 이 장사꾼이 큰 공을 세웠기에 격려차 써준 각서였습니다.
세조의 아내 정희대비도 그 사실을 기억하고 성종에게 선왕의 체면을 생각해 용서해주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성종이 대답했습니다.
“선왕의 친필은 사사로운 은공이고, 살인한 자가 사형 당하는 것은 공정한 법입니다. 어찌 사사로운 은혜로써 공정한 법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성종은 죄인을 엄중히 법으로 다스리되 다만 사형만은 면하게 해주었습니다.
예외를 두면 사람들이 법을 지키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성종은 권위를 과시하지 않은 서민적인 군주였습니다.
그는 사관(史官)이 엎드려서 글을 기록하는 걸 보고 말했습니다.
“이제부터 사관은 허리를 쭉 펴고 나의 행동을 잘 살피도록 하오. 그리고 다른 신하들도 어려워말고 내 과실(過失)을 지적하여 언제나 바로잡아 주시오.”
이후 사관과 신하들은 왕 앞에서도 허리를 곧게 펴게 됐으니, 성종의 인품이 참으로 넓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성종은 세조가 시작한 <경국대전>을 완성하여 반포하고, 유학을 많이 공부한 사림(士林)을 등용하여 학문을 장려했습니다.
이로써 조선의 국가체제가 완성된바 ‘성종(成宗)’은 그걸 반영한 묘호입니다. 

  출처: <조선시대 왕> 도서출판 풀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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