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찰리 채플린, 오토바이 청혼 실패하고 꽃다발 구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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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찰리 채플린, 오토바이 청혼 실패하고 꽃다발 구애 성공

찰리 채플린(1889~1977)은 설명 필요 없는 최고의 희극영화인이다.
배우로서의 역할은 물론 자신이 만드는 영화의 대본작가로서
부자의 눈에 비치는 가난한 자의 내면세계를 파헤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는 사랑에 있어서도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여자를 사로잡는 심리 파악에 능했고
어린 여자들과 여러 차례에 걸쳐 결혼했으며
늙은 나이까지 성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며, 초기의 사랑은 순수했다.

데뷔 시절인 1910년 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메벨 노만이었다.
메벨은 당시 인기 있는 희극배우였는데,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고독한 청년 찰리의 재능을 알아보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메벨은 찰리가 언젠가는 기존의 희극영화에 없는 독창적 유형의 웃음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찰리 역시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주는 메벨에게 호감을 가졌고,
자연스레 두 사람은 틈만 나면 일에 관해서, 미래에 대해서,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훗날 찰리는 이무렵의 심정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내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랑이 깊어가면서 찰리는 메벨에게 청혼하기로 결심했다. 다만 메벨을 감동시킬만한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 남녀를 보고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바로 저거야! 오토바이를 탄 채 프로포즈하면 나의 야성미에 메벨이 감동할거야.’
가진 것 없는 청년이 내세울 수 있는 건 세상에 대한 자신감과 힘이 넘치는 야성미라는 판단에서였다.

그길로 찰리는 세니트 감독을 찾아가서 오토바이를 잠시만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세니트가 찰리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뭐하려고 그러는데?”
“메벨과 잠깐 드라이브를 하고 싶습니다.”
“오토바이를 탈 줄은 알아? 탈 줄 안다면 빌려주지.”
“물론이지요. 저는 예전에 런던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종일 돌아다닌 적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찰리는 오토바이 운전석에 걸터앉고 메벨은 뒷자리에 앉았다. 메벨은 아주 기분 좋은 표정으로 찰리의 허리를 감쌌다. 출발하기 전의 모습은 그럴듯해 보였다.

그러나 찰리가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마자 주변사람들은 기겁하고 말았다. 엄청난 속도로 언덕을 내려갔기 때문이다. 더구나 찰리가 제대로 운전할 줄 모르고 브레이크를 다룰 줄도 모른다는 점이 누구의 눈에나 명백하게 보였다. 누군가의 입에서 걱정의 말이 나왔다.
“저, 저, 저걸 어떡해.”
그 순간 찰리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예상과 다른 상황인지라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그저 부딪치지 않고 달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뒷자리에 앉은 메벨의 심정은 더 기막혔다. 메벨은 휙휙 지나가는 주변 풍경이 무서워서 눈을 딱 감고 찰리의 허리를 꽉 붙잡은 채 어서 이 악몽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결국 오토바이는 시궁창에 거꾸로 처박히고 말았다. 찰리는 멀리 나가떨어졌고 메벨은 오토바이 근처에 쓰러졌다. 두 사람이 중상을 입지 않은 게 기적이었다.

얼마 후 겨우 말할 수 있게 됐을 때 찰리는 이렇게 변명했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나 마찬가지인줄 알았어요.”

찰리는 메벨에게 청혼은커녕 잘못을 빌고 또 빌어야 했다. 그렇지만 메벨은 찰리를 용서하지 않았다. 하지도 못하면서 허풍을 떤 것도 그렇거니와 자신의 목숨을 위험하게 만든 남자에게 정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찰리의 프로포즈는 몇 년 뒤 다른 사람에게 행해졌다.
1917년 찰리 채플린은 대스타로서 명성을 날렸다. 그가 출연한 영화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찰리는 달러박스로 통했다. 당연히 찰리를 따르는 여성들도 많았다.

그런데 찰리는 돌연 15세의 엑스트라 여배우 밀드레드 해리스와 사랑에 빠졌다. 찰리는 원래 쾌활하지만 한편으로 고독한 성격이어서 아름답고 젊은 여성에게는 곧 끌리는 면이 있었다. 밀드레드는 금발 미녀였고, 찰리는 첫눈에 밀드레드에게 사로잡혔다.

찰리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찰리는 무명시절의 오토바이 사고를 떠올리며, 이제는 낭만적인 방법으로 청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꽃으로 내 마음을 전달하자. 그리고 조급하지 않게 기다리는 여유를 보여주자.’

찰리는 그날부터 즉시 작전을 실행에 옮겼다. 열렬히 사랑한다는 표시로 날마다 꽃을 보냈으며, 사랑의 진지함을 강조하기 위해 밀드레드가 일하고 있는 스튜디오에 차를 세우고 몇 시간이고 끈기 있게 기다렸다.

평범한 사람도 아닌 영화계 대스타가 무명 엑스트라 배우에게 구애하는 일은 당연히 가십거리가 되었다.
“아직 미성년자인 여자애에게 너무 지나친 것 아닐까?”
“찰리는 영계를 밝히는 변태일지도 몰라.”
“아마 일시적 사랑일거야.”
“그렇다고 설마 결혼까지야 하겠어?”
“어찌됐든 스타에게 사랑받는 여자는 좋겠다.”

그러나 찰리는 참새들의 입방아에 아랑곳하지 않고 밀드레드로부터 승낙의 답변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꽃다발 바침과 자동차에서의 대기는 그렇게 한 달이 넘게 계속되었다.

마침내 밀드레드는 그 정성에 감동하여 찰리의 청혼을 받아들였고, 얼마 후 두 사람의 결혼식이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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