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퇴계 이황, 아픔까지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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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9세
69세. 퇴계 이황, 아픔까지 사랑하다.
 
  조선시대 유학자 퇴계 이황이 증손자를 보았을 때의 일이다.
  맏손자 안도(安道)는 성균관 유학생활 중에 아들 창양을 얻었으며, 퇴계는 그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좋아했다. 퇴계는 장손이 첫 자식으로 아들을 얻은 기쁨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집안에 이보다 더 큰 경사는 없다.”

  그런데 좋은 일에는 나쁜 일이 끼기 마련인가. 창양이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아기엄마가 다시 임신하는 바람에 젖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요즘처럼 분유가 있다면 별일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시대인지라 아기에게는 매우 큰 시련이 분명했다.

  집안에서는 이런저런 조치로 모유를 대신했으나 효과가 없어서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야위고 영양실조로 인해 별별 병을 다 앓았다. 그래서 손자며느리는 도산 본댁에 유모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본댁에는 마침 딸을 낳은 여자 종이 있기에 그 아기를 떼어놓고 서울로 보내기로 했으며 다만 이 일을 퇴계 몰래 추진했다.

  증손자가 태어났을 때 퇴계가 무척이나 기뻐했으므로 나중에 알려도 암묵적으로 이해해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계가 그 일을 알아채고는 즉시 중단시키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내 자식을 키우기 위해 남의 자식을 죽일 수는 없다. ……몇 달만 참으면 두 아이를 다 구할 수 있으니 여기 아이가 좀더 자랄 때까지 참고 기다려라.’

  별 수 없이 증손자 창양은 밥물로 배고픔을 달래야 했고 겨울과 봄을 어렵게 넘겼으나 결국 1570년 5월에 죽고 말았다. 퇴계는 그 아픔을 가족들에게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문인들에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아픈 심정을 토로하였다.

  퇴계는 무엇 때문에 그런 위험을 감수했을까? 그건 바로 인간평등사상이었다. 퇴계는 신분이나 나이를 초월하여 인간을 모두 동등한 인격체로 여겼고 그 사상을 실천하였던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자신보다 35세나 어린 율곡 이이에게 반말로 말하지 않은 일화도 있다.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퇴계를 존경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으니, 누구에게든 동등하게 대해주는 마음은 사람을 따르게 만드는 자연스런 감성 카리스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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