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도스토옙스키, 소설 스토리에 빗댄 청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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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도스토옙스키, 소설 스토리에 빗댄 청혼

러시아 소설가 도스토옙스키(1821~1881년)는 인간 심성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으로 20세기 소설문학 전반에 심오한 영향을 준 인물이다. <죄와 벌>, <백치>등을 남겼으며 구원의 세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의 삶은 대체적으로 불행했지만 행복한 시절도 있었으니 바로 안나와 결혼한 일이다.

1866년 가을, 도스토옙스키는 무척이나 곤혹스러운 상황에 있었다. 왜냐하면 그해 11월 1일까지 소설 <도박자>를 써서 출판사에 넘겨주어야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월초가 되어서야 겨우 쓰기 시작한 글은 몇 장 이상은 아무리 애를 써도 더 쓸 수 없었다. 영감이나 관찰의 느낌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조건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짓누르고 있으니 그럴만했다.

출판사 스텔로프스키는 도스토옙스키에게 선인세를 지불하는 대신에 지금까지 출판된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집 출판을 요구하고 있었다. 만약 그가 <도박자>를 11월 1일까지 넘기지 않을 경우, 출판사는 그의 전집을 인세 없이 출판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도스토옙스키는 부담감 때문에 더더욱 글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그 무렵 여류 속기사 한 명이 찾아왔다. 갓 스무살된 안나 그리고르예브라는 처녀였다. 당시 속기술이 이제 막 러시아에 알려지기 시작한 때인지라 도스토옙스키는 안나의 속기술에 반해버렸고, 일말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래, 이 처녀의 도움을 받는다면 빨리 쓸 수 있을지도 몰라.’
안나는 안나대로 유명 소설가와 같이 일한다는 사실에 흥분하여 최선을 다해 그를 돕기로 약속했다.

이리하여 도스토옙스키가 구술하면 안나가 받아 적는 작업이 시작되었고, 11월 1일이 가까워옴에 따라 두 사람의 대면시간은 점점 더 길어졌다. 어느 사이 그는 안나를 ‘조그만 비둘기’, ‘귀여운 처녀’라는 애칭으로 부를 만큼 친밀해졌으며 마침내 가까스로 원고를 탈고할 수 있었다.

그 후 얼마 가지 않아서 두 사람의 약혼이 이루어졌는데, 도스토옙스키는 이때 독특한 방법으로 청혼했다. 그 상황은 대략 다음과 같다.

11월 8일, 안나는 <죄와 벌>의 완성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하려고 도스토옙스키를 방문하였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대신에 자신의 꿈에 대하여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영감에 젖은 것처럼 즉흥적인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해주고 안나에게 의견을 물었다.
“매우 창조적이긴 하지만 늙기 시작한 신체장애 화가가 젊은 처녀를 만난 후 사랑에 빠졌어요. 그런데 젊은 처녀의 심리로 이런 늙은 화가를 사랑할 마음이 들까요?”

안나는 새로운 소설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생각한 다음 이렇게 말했다.
“그 여주인공에게 훌륭한 마음씨가 있다면 꼭 그렇게 될 거예요. 사랑은 육체나 나이보다 마음에서 비롯되니까요.”
도스토옙스키가 그 말에 귀를 기울이자, 안나는 신이 나서 계속 말했다.
“그 사람의 사랑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예요. 병이나 가난은 무서워할 대상이 아니며, 외모나 부유함도 사랑의 대상이 아니에요.”

그러자 도스토옙스키가 안나에게 말했다.
“그러면 당신이 그녀의 입장이고, 내가 그 화가가 됐다고 하는 경우, 만일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아내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답변하겠소?”

안나는 이것이 문학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잠시 충격에 쌓였지만 곧 맑은 정신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저라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일평생 계속 사랑하겠습니다.”

안나의 어머니는 결혼에 반대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친척이나 친구들은, 45세의 도스토옙스키와 20세의 안나의 큰 연령 차이를 내세워 결혼을 반대하였다.

그런 주변의 눈길에 상관없이 두 사람은 빨리 결혼하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 애를 태우다가, 1867년 2월 15일 오후 8시 친구와 일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회에서 식을 올렸다.

러시아의 미신에 따르면 결혼식 때 사제 앞에서 먼저 주단을 밟은 사람이 가정을 지배한다고 전하여지는데, 안나는 일부러 도스토옙스키에게 먼저 주단을 밟게 하였다. 안나는 실제로 순종의 삶을 살았고 훗날 자신의 일기에 ‘나는 늘 그 사람에게 순종했습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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